:: 녹차의 맛 ::

temboy.egloos.com

포토로그



[공연]080308 Spitz "Sazanami OTR" PLAY BOX


2008년 3월 8일! 기다리던 Spitz의 내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정말 많이 기다렸어요. 2004년 뒤늦게 내한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티켓을 구해 콘서트에 갔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장 뒷좌석에서 봤었는데 생으로 듣는 마사마의 목소리는 CD보다 몇 배는 더 아름다웠습니다. 2005년 내한 때는 제가 중국에 있어서 가질 못했고, 베스트 발매 때 라이센스 나오면서 한국 공연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둘 다 없었죠. 저에겐 4년 만의 Spitz입니다. 
이른 6시 25분, 팬카페에서 만난 분들과 동반석으로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9시 10분경 도착. 서울에서의 일정은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지인을 만나보고 멜론 악스엔 4시경에 도착했습니다. 팬카페를 통해 단체 예매를 했었는데 공지로 4시까진 꼭 표를 찾아가야한다 해서 마음이 급했습니다. 카페분들이 멜론 악스 한켠에서 찬바람 맞아가며 표를 나눠주고 계셨습니다. 제가 경황이 없어 따뜻한 음료 하나 챙겨드리지 못하고 표만 찾아간 것이 괜히 죄송스럽네요ㅜㅡ 진짜 카페 사람들 한 두 명도 아니고...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굿즈 판매는 4시부터 였습니다. 굿즈를 사려고 줄을 길게 늘어선 사람들과 계단에 앉아서 공연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있으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진짜 내가 스피츠를 보는 건가 싶었는데 그제서야 실감이 났달까요? 여러가지로 자금의 압박이 있었던터라 처음엔 굿즈를 안사려고 했었는데 너무 사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가장 저렴한 휴대폰 스트랩만 구입. 그런데 친구가 티셔츠를 사서 저에게 선물해 줬습니다T▽T 만쉐이~ 원래 부산에서 같이 가기러 한 친구가 못가게 되어 서울에 있는 제 친구에게 그냥 표를 양도했었거든요. 밀린 생일선물 겸 공연보여줘서 고맙다는 인사라며 줬어요. 잇힝 완전 감동. 신나서 바로 갈아입고 왔지요~
CD를 구입하면 멤버들이 직접 싸인한 종이도 함께 줬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100장 한정이었다는데 나중에 알고 땅을 치며 후회했어요. 막 한글로 '서울'이라고 써놨다는데....엉엉 누가 휴대폰 스트랩이랑 바꾸실분 없나요?
휴대폰 스트랩, 사진이 좀 거시기하지만 예쁩니다. 반짝반짝~ 사자나미(잔물결)란 의미에 맞게 맑은 바닷빛과 해변가의 조약돌의 느낌이 난답니다. 두 개 샀다가 하나는 티셔츠를 사준 친구에게 선물하고, 하나 남았는데 아까워서 못 쓰지요IIIOTL

친구가 사준 베이스볼 티셔츠입니다. 우리 마사마가 촘 야구를 좋아하셔서///// 공연 때 입고난 후에 바로 찍은거라 쭈글쭈글합니다. 드라이 할거예요! 아랫단이 둥글게 되어 있어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실은 챠콜도 사고 싶었는데 ㅠㅜ 어학연수 갈 돈을 모으고 있어서 흑흑 

티켓은 마사마 바로 앞 B구역 표를 받았습니다. 입장순서는 131, 132번. 지난 번엔 맨 끝이었기때문에 감개무량했어요. 카페분 중에 한 분이 '하야부사'때 던질 꽃가루를 나눠주고 계셨습니다. 줄도 착착 잘 세워지고 공연준비가 깔끔하게 되고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밴드 팬들보다 다소 연령대가 높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기대로 들떠있으면서도 어딘지 여유로운 분위기가 스피츠 팬 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6시가 가까워져 입장을 하는데도 질서정연.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앞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한 7, 8째줄? 대박이군화...T▽T 조금 기다리니 안내 멘트가 나오고 6시에 공연이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칼이네요 Spitz~ 멤버들이 나오면 앞으로 우르르 몰릴거란 제 예상이 무색하게 관객분들은 제자리를 지키며 열렬히 Spitz를 환영했습니다. 진짜 Spitz예요. 진짜 마사마구요, 진짜 리다님이구요, 진짜 사키짱, 진짜 미와상이 제 눈앞에!!!!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잘 안끼는 안경까지 꼈더니 정말로 선명하게 보이는 실물 스핏츠!!!!!!!!! 너무 보고 싶었어요. 한국에 또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항상 노래를 들으며 힘을 얻고 있어요. 머리속에 하얗게 변한 것 같았습니다.

첫 곡은 '사자나미'앨범의 첫 곡인 '僕のギター'였습니다. 아아 또 울어버렸습니다. 여전히 청량한 목소리. 게다가 다들 세월을 역주행 하시나요?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ㅜㅡ  두번째 곡은 '不思議'. 사자나미 오리지널 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두번째로 나와서 더 신났습니다. 사실 세트 리스트와 다른 분들 후기에 의지해서 쓰고 있긴한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그저 마사마의 목소리에 취해 허우적댄 것 밖에는ㅜㅡ 
그나저나 마사마, 한국어 진짜 많이 느셨네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고 싶어요. 밥 먹었어요?' MC를 거의 한국어로 소화해서 진짜 놀랐습니다. '정말 기쁘다. 대단하다. 한국어 ㄹ발음 어렵다' 하고. 화분증 이야기하면서 '콧물', '재채기' 이러는데 귀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죄많은 마흔살. 리다님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데도 꿋꿋하게 한국어 MC를 하시는 마사마~ '너희랑 이야기 하고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어'라는 듯, 일본어로 말하고 난 후에도 아는 단어는 꼭 한국어로 말해주고, 나중엔 아예 막간 한국어 공부 시간까지 있었죠. 언제 어디서나 배우려고 하는 마사마, 훌룡한 학생이예요. 신기한 공간이었어요. 스핏츠는 열심히 한국어로 말하고 팬들은 일본어 노래를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따라부르고. 일본어든 한국어든 상관없이 무슨 말을 해도 서로 이해하고 웃고 소리치고.   

언제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 지는 'チェリー'는 스핏츠의 대표곡답게 모두가 함께 불러 기뻤구요, '群青'에선 PV의 율동을 따라한다고 폴짝 뛰어올랐던게 재미있었어요. 개인적으로 '群青'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꽤 귀여워서 좋아졌어요. 반면에 'ルキンフォー'는 라이브로 기대했던 넘버였는데 사운드 균형이 그다지 좋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다음은 팬들을 자지러지게 하는 MC 이후에는 발라드 뽀이~ 'P'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라이브에서 대박일거라 기대한데로 최고였습니다. 어느 곡이든지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던 팬들도 'P'에서만큼은 조용히, 마사마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집중했습니다. 마사마 마이크까지 뽑아드시고 노래방 모드로 열창 ㅠㅜ 모님의 표현데로 '기타가 없으니 마이크줄이 생명줄인냥 꼭 잡고' 부르는 어딘지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 모션이 너무 귀여웠지만 좀 더 집중해서 듣고 싶어서 눈을 감고 들었습니다. 신나는 넘버도 좋지만, 마사마의 깊은 물과 같은 목소리는 '카메라'나, '水色の街', '楓' 같은 발라드 느낌의 곡이 어울려요. '楓'에선 그저 쳐 우는 겁니다ㅡㅜㅡㅜㅜㅡㅜㅡ  그리고 '夜を駆ける' 같은 단조 느낌의 곡도 어울리지요.   

발라드뽀이~이후로 드라마 이야기 하는 데 완전 웃겼어요. 한국 드라마로 한국어 공부 하고 있다고. 그러자  다들 천국의 계단과 김태희를 외쳤지요(*천국의 계단을 보고 김태희가 신경쓰인다고 한 적이 있어요. 눈 캐 높은 마사마IIIOTL) '위풍당당 그녀', '삼순이', '다모(타모래ㅋㅋ)', '쩐의 전쟁' 봤대요. 저도 못본 드라마를....ㅋㅋㅋ 한국어로 '사랑해' 그러는데 녹습디다. 어디에 써먹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던데 저한테 쓰시면 되요. 항가항가~ 좀 더 달리자고 '가자!(이런건 또 어디서 배웠어요 엉엉)' 이러고. 한국어 작렬! 초난강을 뛰어넘어버려요.  
가사에 한국어로 '알았어'란 단어가 나와 가장 기대했던 'Na・de・Na・deボーイ'! 역시 굉장히 신났습니다. 특히 '알알어'가 나올 때는 짐승과 같은 표효를 했었지요. 타노시스기루~하는데 가사를 까먹은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마사마가 부르질 않아서 팬들이 대신 불러줬어요. 진짜요 최고로 즐거웠지요. 'Na・de・Na・deボーイ'를 시작으로 하나둘씩 정신줄을 놓기 시작해서 'スパイダー' - '8823' - '俺のすべて'까지가 공연의 클라이막스였습니다. '8823'가 처음에 낮게 진행되다 후렴부에 빵 터지는 노래인데 후렴부에 관객들이 꽃가루를 뿌려서 진짜 예뻤어요. 보통 일본 아이돌 콘서트에서 공연 막바지에 꽃가루 뿌리는 것 처럼요. 근데 차이가 있다면 이 꽃가루는 팬들이 준비한 작은 선물이니까...멤버들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더라구요. 그걸 보고 있자니 눈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필 받은 타무라상 엄청난 높이로 점프하시고. 불혹의 나이에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시는지 대단했습니다. 다들 하나가 되어서 뛰었어요. '俺のすべて'에선 템버린 꺼내들고 가볍게 몸을 흔드는 마사마를 보며 흥분의 도가니. 저 현란한 템버린! 사키짱이 스틱을 번쩍 들어올린 것도 이 때쯤이네요. 꺄아아아악 사키짱~~
마지막곡으로 '漣'. 세트리스트를 보고 간건 아니지만 마지막곡이란 느낌이 오더군요. 잠깐 가사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 한국어로 불러줬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 잘 들리지 않았지만 '날개는 없지만 바다 산을 넘어서 너를 만나고 싶어요.'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마사마가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셨는데, 사실은 제가 훨씬 더 고마워요ㅜㅡ 바다를 넘어 만나러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긴 앵콜끝에 멤버들이 투어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왔습니다. 타무라상이 하늘색, 미와상이랑 사키짱이 챠콜, 우리의 마삼오빠가 저랑 똑같은 베이스볼 티셔츠를 입고 나와서 기뻐서 꺅꺅 거렸어요. 친구한데 이 티셔츠로 사줘서 고맙다고 뽀뽀할 뻔했습니다. 마른 체구에 비해 어깨가 떡 벌어져서 티셔츠가 너무 잘 어울렸어요. 친구랑 둘이서 막 자기한테 어울리는 걸로 굿즈 디자인 한거 아니냐고 수근거렸다능....앵콜로 '로빈슨'이나 空も飛べるはず'을 기대했었는데 전혀 모르는 곡이 나와 당황했습니다. 옆에서 친구가 '어 이거 삼순이에 나왔던 곡이다'라고 해서 한국노래를 커버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서유석씨의 '아름다운 사람'이란 노래더군요. 앞쪽 가사는 하나도 안들리고 '아아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요것만 잘 들렸지만, 정말 감동했어요. 가사가 적힌 종이를 보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행복해졌어요. 이 곡 스핏츠와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나중에 가사도 찾아봤는데 가사까지도요. 게다가 마사마 바지 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불어줬습니다. 아저씨...못하는게 뭔가요ㅡㅜ 
 
멤버들 소개가 있었는데 타무라씨가 투어에서 한국에 오는 건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고 해서 기뻤어요. 그럼 다음 투어때도 오시는거죠? ;ㅁ; 쿠지상은 전에 그린민트페스티벌?에 다른 밴드로 참가했었는데 그 때도 무척 뜨거워서 스피츠 공연도 뜨겁겠구나 했는데 역시 그렇다, 하셨구요. 다음은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키짱~ 사키짱의 온화한 미소가 너무 좋아요. 다른 분들도 저랑 같은지 사키짱 소개할 때 함성ㅋㅋㅋ 마사마한테 사키짱 안보인다고 옆으로 비켜래ㅋㅋㅋ 미와상은 익숙한 얼굴들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구요. 다들 '안녕하세요~'하는 발음이 좋네요. 마사마는 끝까지 한국어 솜씨를 뽐내셨습니다. 드라마 보면서 배운 말이 '화장실 어디에요?' 라길래 대폭소. '미쳤어?' 이 말이 계속 나오길래 무슨 말인지 궁금했다고. 개그센스까지 발군입니다ㅜㅡ 마지막 MC까지 빵빵 터져요. 그리고 또 오고 싶다고 해주셨어요. 
마지막 곡은 '魔法のコトバ '였구요. 공연 정말 최고였으니까 웃으면서 마지막 곡을 부르려고 했는데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가사에 진짜 막 울었어요ㅜㅡ
また会えるよ 約束しなくても 다시 만날 거야 약속하지 않아도
会えるよ 会えるよ  만날거야 만날 수 있을거야

'아에루요~'를 모두들 크게 따라 불렀어요. 시원하게 피크와 드럼 스틱까지 던져지고 공연은 끝났습니다. 저놈의 피크와는 참 인연이 없군요. 막 꿈에서 깬 사람처럼 공연장에서 나가지 않고 서 있었습니다. 다시 나와서 로빈슨을 불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은 정확히 두시간이 흐른 후였습니다. 거짓말이네요. 이제 막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두시간이나 흘렀다니요. 
짐을 찾아서 나오는 길에 세트 리스트를 발견했습니다. 이번 공연엔 포스터가 안붙어 있어서 홍대에서 봤던 포스터를 떼올걸 하고 후회했었어요ㅜㅡ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맞은편에서 스피츠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술집에서 들리던데 아마도 카페분들이 정모 장소로 미리 빌린 곳이었나봐요. 저는 지인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가지 못했지만 마음이 훈훈해졌어요.

라이브는 진짜 최고였습니다. CD를 뛰어넘는 단단한 보컬과 기타, 베이스, 드럼소리를 생으로 들을 수 있었지요. 다만 전체적인 사운드 균형이 맞지 않아 보컬이 약간 뭍힌 것이 아쉬웠어요. 처음엔 스탠딩을 걱정했었는데(그전까지 지정좌석제) 서로 가까이보겠다고 밀치는 사람도 없었고, 분위기는 오히려 오르고 더 좋았던 것 같아요.
Spitz 네 사람이 늙지 않는건 정말로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다녀오면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저런 얼굴을 하고 싶습니다. 마사무네상, 타무라상, 사키야마상, 테츠야상 모두모두 굉장히 부드럽고 좋은 얼굴을 하고 있잖아요. 
공연다녀와서 계속 Spitz를 듣고 있는데, 2%부족합니다. 부족한 2%를 다시 채울 수 있는 날을 앞으로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뭐, 언제라도 와주기만 한다면 달려가야죠. 기다리고 있어요>.< 진챠 고마워요 아저씨들~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요.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