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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계소식]당산대지진, 중국영화의 역사를 다시 쓰다. 花樣年華

제가 중국을 떠나 있는 동안, 과연 중국영화계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해서 기사들을 살펴봤습니다.
두둥, 역시나 예상데로 [당산대지진(唐山大地震)]이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올 킬이죠 올 킬. 이번 주 박스오피스가 나와봐야 하겠지만(보통 수요일 저녁이면 나오는데 이번주는 늦네요), 상영 일주일만에 1.8억 위안의 수입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2009년 중국 흥행 1위 먹은 [2012]의 최종 스코어가 4.6억 위안이었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감독 펑샤오강(冯小刚)과 제작사 화이형제(华谊兄弟)가 공언했던 '티켓 수입 5억 위안 달성'도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감독이라 하면 장이모우(张艺谋)나 지아장커(贾樟柯)정도가 인지도가 있겠지만, 현재 중국에서 가장 hot한 감독을 꼽는다면, 펑샤오강과 [크레이지 스톤]의 닝하오(宁浩), [남경! 남경!]의 루추안(陆川) 정도가 되겠습니다. 닝하오의 신작 [무인구(无人区)]가 상영불가 판정을 받고, 루추안이 준비하던 신작에서 하차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펑샤오강의 성공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경영화학원이나 중앙희극학원 출신의 '학원파(学院派)'가 주도하는 중국영화계에서 펑샤오강의 이력은 단연 눈에 뜁니다. TV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관객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가'를 캐치하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갑방을방], [핸드폰]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화에서 특유의 재치가 넘치는 대사로 관객을 즐겁게 해주던 감독은 [야연]을 시작으로 대작 영화 대열에 합류합니다. 시류를 잘 탄거죠. 북경올림픽이다 유인우주선발사다 해서 중국인들의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우리도 헐리우드 같은 영화 만들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가 관객에게 제대로 먹힌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참패했던 [무극]마저도 오로지 대작에 대한 기대 하나만으로(감독의 네임밸류도 있지만) 무시무시한 흥행을 했던 시기니까요. 중국에서 대작이라면 너도나도 고전 사극을 찍었는데, 펑샤오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영향을 받아 틈새시장을 노립니다. 내셔널리즘 쩌는 [집결호]가 대히트를 치고 펑샤오강은 중국 최고 흥행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펑샤오강의 강점은 앞서 밝혔듯 영화의 미학적, 내러티브적 완성도가 아닌 '시류를 읽는 능력'에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한 [쉬즈 더 원:중국명 비성물요(非诚勿扰)]만 봐도 그렇습니다. [집결호] 이후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를 달리던 시기에 차기작으로 로맨스를 선택하면서 관객의 뒤통수를 칩니다. 중국에서 가장 흥행이 잘 된단다는 새해시즌(贺岁档)에 감독의 장기인 재기 넘치는 상황과 대사로 짜여진 소품(小品)을 선보이는 영리함을 보여줍니다. 일단 한 번 성공한 감독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중국관객들의 맹목성도 한 몫 했겠지만, 감독의 전략 역시 유효하게 작용하여 [쉬즈 더 원]은 4억 위안 이상의 수입을 올립니다.

[쉬즈 더 원]으로 한 템포 쉬었던 평샤오강은 다시 야심차게 대작을 준비합니다. 사천대지진에 대한 전국민적 아픔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객의 요구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당산대지진] 말입니다. [당산대지진]은 중국 최초의 IMAX영화입니다. [아바타] 이후로 중국관객은 3D와 IMAX 영화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에 편승하여 중국의 영화관체인(院线) 역시 IMAX상영관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구요. 시대의 총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시류 하나는 끝내주게 잘 타는 감독입니다.

[당산대지진]은 상영 전 지나친 PPL과 티켓최저가격 인상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었는데요. 필름, 디지털 프린트 2500벌에 달하는 와이드 릴리즈의 힘을 빌어, 22일 상영 첫 날에만 약 3620만 위안의 수입을 올리며 [아바타]가 세운 오프닝 최고 성적 기록을 갈아치웁니다. 주말 하루 동안 5250만 위안을 벌어들이며 일일 흥행 최고 기록도 갱신!
현재 온라인에서 벌써부터 상영관에서 불법 촬영한 해적판이 떠돌고 있긴합니다만, 흥행전선에는 문제 없어 보입니다. [당산대지진]의 휘광이 28편의 영화가 상영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수입이 저조했던 '암흑의 6월' 이 후 중국영화계에 드리웠던 그림자를 없애주는군요. 과연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지 기대가 큽니다. 중국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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