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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계소식]중국영화 빅3 대결, 양자탄비, 비성물요2 승! 花樣年華

요즘 중국영화 박스오피스 상황이 흥미진진해서 써본다.
새해시즌(贺岁档)은 중국 영화산업 최고의 성수기이다. 때문에 하세편(贺岁片)이라 불리는 새해시즌에는 그 해 최고의 기대작들이 라인업되기 마련이다. 올해 새해시즌에는 중국 3대 국민감독이라 불리는 천카이거(陈凯歌,[패왕별희]), 펑샤오강(冯小岗, [대지진])과 중국의 국민배우이자 유명 감독인 지앙원(姜文,[귀신이 온다])의 영화가 연달아 개봉하며 중국영화계를 뒤흔들었다.

먼저 천카이거의 [조씨고아(赵氏孤儿)]가 12월 4일 개봉하였고, 12월 16일 지앙원의 첫 상업영화(이전까지 그의 영화들은 대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양자탄비(让子弹飞)]가, 12월 23일에는 하세편의 강자, 펑샤오강 감독의 [비성물요2(非诚勿扰2)]가 개봉했다.
올해 새해시즌은 중국영화계 거물감독의 대결로 일찍부터 주목을 끌었다. 원래 장이모(张艺谋)의 [산사나무 아래]도 새해시즌으로 잡혀있었는데, 국경절 시즌으로 개봉시기를 당겨 흥행에 성공했다. 솔직히 [산사나무 아래]가 새해시즌에 개봉했으면 좀 밀렸을 것 같다.

거요우짜응. 예전에는 이 분이 로맨스영화 주연이라는 사실에 식겁했는데, 볼매이심

재미있는 점은 이 세 편의 영화에 모두 거요우(葛优)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이다. 일단 중국인들의 거요우에 대한 신뢰와 지지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을 언급해야겠다. ‘거요우의 얼굴이 스크린에 비추기만해도 웃는다’라고 할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런데 [양자탄비]를 보고 있으니까 특유의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가 웃기긴 웃겼다. 두 번째로 언급할 부분은 중국영화계에 스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일 년에 개봉하는 중국영화만 100편이 넘는데, 주연 배우들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판빙빙이 일 년에 7,8편씩 마구 찍어댈 수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젊은 피의 부족은 중국영화계가 오래동안 고심하고 있는 문제이다. 그 점에서 장이모 감독의 공헌도는 매우 크다. 현재 중국영화계의 거물배우 공리와 장쯔이 모두 장이모가 발굴한 배우들이기도 하고 [산사나무 아래]의 어린 두 주연배우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조씨고아 포스터, 거요우짜응 머리카락 있으니까 나름 분위기 미남
폰트가 마음에 든다

다시 새해시즌 영화로 돌아와서, 새해시즌이 한 달이 지난 현재 대략의 성적표가 나왔다. 일단 [조씨고아]는 2억 위안 선에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원작은 사기(史記) 춘추(春秋) 진(晉)나라의 장군 도안고에 관한 이야기를 극화한 것 원곡으로. 연극이나 영화로 많이 개작된, 대단히 유명한 이야기이다. 관객과 평론가의 평은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 같은 시기에 개봉한 [대소강호]와 관객을 나누긴 했지만 개봉시기를 잘 잡았다는 느낌이다. [양자탄비]와 정면으로 붙었으면 제대로 밀렸을 듯.

양자탄비 포스터. 세려되게 잘 빠졌다.요즘 중국 포스터도 갈수록 간지나고 있다.

[양자탄비]는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가 폭발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호응을 얻었다. 속도감 있고 경쾌한 영화다보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았다. 사실 이전까지 지앙원의 영화들은 흥행면에서 재미를 본적이 없다. [귀신이 온다]는 세계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중국에서는 상영금지를 당했고, [햇빛 찬란한 날들] 역시 비슷한 테크를 탔다. 야심차게 준비한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관객의 혹평과 함께 처참하게 망했다. 워낙에 유명한 배우이기도 하고, 감독으로써도 작품성은 넘칠 만큼 인정받고 있지만, 한 편도 흥행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 대단한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아예 돈 벌어보세, 작정하고 영화를 만들었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기절할 정도로 재미있다’ 수준으로 개봉 4일 동안 표가 없어서 못보는 상황이 속출했다. 기세를 몰아 개봉 5일 만에 2억 위안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제는 개봉 4일째에 인터넷에 고화질 해적판이 뜨는, 중국 해적판 위엄돋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 고화질 해적판이 디지털 프린트에서 축출되었을 것이라 추측되어 조사에 들어갔다. 벌써부터 헐리우드 리메이크판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속편제작 이야기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제대로 흥했다. 이번주 성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내일나옴) 지난주까지 4만 가까이 벌었고, 최종스코어는 대략 5억 정도 찍지 않을까 예상되고 있다.
간단한 감상을 덧붙이자면, 상당히 속도감 넘치는 전개에 만담하듯 이어지는 대사가 일품이다(원작이 훌룡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과 비슷하고, 마초 돋는 영화지만, 여자캐릭터가 수동적이지 않고 흥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솔직히 주윤발, 지앙원, 거요우가 한 스크린 안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게임 끝이다. 지앙원이 약간 독불장군 스타일이라, 블록버스터 영화를 B급 스타일로 찍어냈다는 평도 있다.
......사견이지만 이 영화는 마케팅만 잘하면 한국에서 통할 것 같은데..................죄송, 내가 좀 지앙원 빠순이다.

비성물요2 포스터, 이것도 폰트가 마음에 든다

23일 개봉한 [비성물요2] 역시 [양자탄비]에 준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세편의 전통이 펑샤오강과 거요우 콤비의 1997년작 [갑방을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거디가 [비성물요1]이 지난 새해시즌에 개봉하여 4억 위안의 수입을 올린바 있다. 중국관객의 머릿속에는 ‘하세편=펑샤오강’이라는 공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올해 [대지진]으로 중국영화 박스오피스의 역사를 새로 쓴, 명실공히한 국민감독의 작품인 만큼 발로 찍어도 1억쯤은 문제도 아니다. 과연 개봉 4일 만에 2억 위안을 훌쩍 넘기고 지난주까지 4억 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이런 기세에 비해 관객의 평은 평타수준이다. 사실 [비성물요2]의 흥행에는 영화외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개봉관수가 압도적이다. ‘비성물요:기타 영화’의 개봉관 비율이 ‘6:4’ 혹은 ‘7:3’일 정도로 깡패짓을 하고 있다. 하긴 기타 영화도 [양자탄비]가 다 차지하고 있으니, 지난 2주동안 중국영화관엔 [비성물요]랑 [양자탄비], 거기에 가뭄에 콩나듯 [조씨고아]만 걸려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이런 깡패짓을 주도한 건 무려 국가 광전총국이다. 중국의 방송영화영역을 관리하는 광전총국이 새해시즌에 중국영화 시원하게 밀어주자 해서 12월엔 외화가 한편도 개봉 안했다. 2010년 개봉예정이었던 외화들을 11월까지 다 몰아서 개봉시켜 버린거다. 직권남용 돋는 상황이지만, 자국영화 시원하게 밀어주는 중국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영화관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1. 비성물요2를 보러간다. -> 비성물요2를 본다.
2. 양자탄비를 보러간다. 매진 -> 그래도 영화보러 나왔는데 비성물요2뿐이다. 비성물요2를 본다.
3. 영화를 보러간다 -> 양자탄비는 뫘는데 비성물요2 뿐이다. 비성물요2 를 본다.
그러거나말거나 영화 자체의 네임밸류도 강력하다보니, 박스오피스 성적은 양자탄비보다 더 높게 나올 듯하다.

중국은 제대로 된 박스오피스 집계 시스템이 없어 오로지 제작사와 배급사의 공식발표에 의지하고 있다. 즉, 뻥을 칠 여지가 많으므로 중국발 박스오피스 성적은 100%로 믿을게 못된다는게 오늘의 결론이다(응?)


덧글

  • 귀돌이 2011/01/21 11:13 # 삭제 답글

    갈우, 강문의 코믹연기 표정 때문에 포복절도한 영화(특히 . 주성치 오맹달 때문이겠지만 중국유머가 익숙하더군요. 현실정치 풍자는 서늘하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연상하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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